소설 57

책 『그 남자네 집』 - 박완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박완서 저자(글) 현대문학 · 2004년 10월 23일 출시 이 작품은 박완서의 동명의 단편 소설 '그 남자네 집'에 기초하여 탄생한 '장편 소설'이다. 소설가들은 단편 소설이나 콩트를 발표하고 간혹 더 이어 쓰고 싶은 의욕이 생길 때가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쓰다 보면 의외로 글이 잘 나와서 길게 이어나가고 싶지만, 출판사와 약속한 지면 관계상 끊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훗날 떠오른 영감으로 내용이 보충되거나 확장될 수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는 1, 2권으로 기획되었으나, 추후 3권이 추가로 나왔다. 김영하 작가의 장편 소설 또한 단편으로 먼저 발표된 적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지만, 단편은 발상의 참신함이 좋았고 장편은 내용이 풍부하..

소설 2022.10.30

책 『나목』 - 박완서 데뷔작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박완서 저자(글) 민음사 · 2005년 10월 01일 출시 소설가 박완서의 등단작이자 대표작이다. 1970년 등단하던 그해 나이 마흔이었다. 왜 표지에 화가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이라는 그림을 걸고 있을까?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지금은 없어서 못 산다고 하지만, 한때는 헐값에 초상화를 그리는 신세로 전락했었다. 화가로서 한창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한국전쟁 발발과 동시에 빈곤층으로 곤두박질쳤다. 당시 먹고 살기 급급해 예술은 사치였다. 우연한 기회를 얻어 미군 PX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저자 박완서는 그 시절 박수근과 PX에서 같이 근무했던 경험을 논픽션 소설로 회고했다. 말하자면 자전적 소설이다. 왜 나목인가? 책 표지에 나와있는 ..

소설 2022.10.27

책 『패럴렐 월드 러브 스토리』 - 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김난주 번역 재인 2014년 05월 26일 출간 이 책을 읽다가 문득 매트릭스의 대사가 떠올랐다. "빨간 약 먹을래? 파란 약 먹을래?" 어떤 색상인지 분명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둘 중 하나를 먹으면, 자신이 현실이라고 믿는 가상의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살아간다. 다른 하나를 선택하면 모피어스라는 흑인 배우를 따라가서 컴퓨터들과 싸우는 삶을 살게 된다. 넓은 의미에서 영화 터미네이터의 세계관과 살짝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AI 시스템과 대립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 책의 제목에 있는 '패럴렐 월드'가 무엇인고 하니 평행 우주라는 뜻이다. 그래? 그건 또 월까?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왜 이런 제목을..

소설 2022.10.25

책 『디 아더 미세스』 - 메리 쿠비카

메리 쿠비카 저자(글) · 신솔잎 번역 해피북스투유 · 2021년 07월 15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오래전에 피터 아츠라는 격투기 선수가 있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다. 인물도 훤칠하고 경기 스타일도 젠틀해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선수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셀럽들이 수많은 수식어를 낳듯, 피터 아츠도 여러 닉네임과 수식어가 존재했다. 미스터 K1, 하이킥 벌목꾼이 대표적이다. 격투기 팬들은 다양한 이미지로 그를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피터 아츠 선수를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등장할 때 모습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대개 격투기나 권투 시합에서는 선수들의 등장 퍼포먼스가 매우 중요한 의식처럼 행해진다. 주로 허세를 부리며 각자 트레이드 마크로 하나씩 ..

소설 2022.10.23

책 『마구』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이혁재 번역 재인 · 2011년 12월 01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로 이어진다. 고등학생 야구선수 유망주와 도자이 전기라는 거대 기업이 대관절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지만, 천재 작가는 그 두 가지 마저 이어 붙였다.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말이다. 먼저 나는 야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놀았던 적은 있지만 성장하면서 야구에 그다지 큰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단체 운동보다는 개인플레이를 하는 스포츠에 더 관심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주제로 하는 이 책은 아주 흥미진진했다. 아예 야구를 몰라도 상관..

소설 2022.10.22

책 『삼성 컨스피러시』 - 김진명

김진명 저자(글) 새움 · 2012년 10월 22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핸드폰이 있었다. 바로 모토로라 스타텍이다. 90년대에 등장한 그 모델은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이후 개량하여 후속작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레이저라는 후속 기종으로 발전하여 스마트폰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1년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던 모토로라는 구글로 매각됐다. 영원한 1등 같았던 노키아도 더는 견디지 못하고 2013년에 핸드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했다. 점유율 1위를 달리던 두 공룡기업의 일이다. 삼성전자가 한국인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앞서 언급한 두 회사가 쟁쟁하던 시절부터 핸드폰 사업을 이어왔고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

소설 2022.10.22

책 『세 가지 소원』 - 박완서의 짧은 소설

박완서 저자(글) 마음산책 · 2009년 02월 20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소설가 박완서의 짧은 소설집이다. 박완서 작가의 꽤 알려진 콩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책도 남다른 재미가 있었다.(나의 아름다운 이웃도 무척 재미있다.) 책 첫 장부터 크게 한 방 먹고 시작한다. 출산 예정인 손주에게 바치는 이야기라고 구절에서 뭔가 울림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작가의 사심이 듬뿍 들어간 책이라 볼 수 있다. 어떤 책이라고 애정이 덜 들어갔겠냐마는 책의 부제에도 강조되어 있는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저자의 아주 애정 어린 작품집이라고 볼 수 있다. 부제가 무려 '작가가 아끼는 이야기 모음'이라고 한다. 자신의 손주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얼..

소설 2022.10.19

책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최고은 번역 알에이치코리아 · 2020년 11월 30일 출시 요즘 제주도 한 달 살기 챌린지와 유명 여행지 스탬프 찍는 미션이 유행이다. 이에 뒤질 수 없어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을 완독 챌린지를 도전한 적이 있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히가시노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책을 집필한 작가였다(책도 두껍다). 그리고 아직 한국어 번역이 되지 않아 국내 출판이 되지 않는 작품도 수두룩한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꽤 많은 작품을 읽었는데, 그 중에 베스트 10위로 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이다. 제목도 무진장 길어서 이하 '블랙쇼맨'이라고 줄여서 부르겠으니 ..

소설 2022.10.17

책 『글자전쟁』- 김진명

김진명 저자(글) 새움 · 2015년 08월 01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한자는 흔히 중국 문자로 알고 있다. 정말일까? 이 책의 주제는 한문의 기원이다. 그리고 표지에 나와있듯 우리나라에는 중국에 없는 한자를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논을 뜻하는 한자인 논 '답'이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중국에서 논은 물 '수'자와 밭 '전'자를 써서 '수전'이라고 두 글자로 표기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답'이라는 논을 뜻하는 고유의 문자로 표기한다고 한다. 기묘한 일이다. 김진명 작가는 이 책 글자전쟁에서 한문의 기원을 추적하는 여정을 그렸다. 그의 수많은 펙션 소설답게 이 작품도 엄청난 학술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다. 억척스러운 그의 면모를 알 수 있다..

소설 2022.10.15

책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 요나스 요나손

요나스 요나손 저자(글) · 임호경 번역 열린책들 · 2014년 07월 10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정말 재미있는 옴니버스 소설이다. 독립된 여러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결말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조각조각의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다. 저자의 재치 넘치는 필력에 웃음이 터져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문장 구조가 하나 같이 재치 넘친다. 그리고 작은 이야기로 구분되어 있어 바쁠 때는 끊어서 읽기도 용이하다(책을 읽다 보면 끊어야 할 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단숨에 후루룩 읽게 된다. 분량이 적은 책도 아닌데 페이지;가 줄어드는 속도를 보면 뭔가 아쉬움이 남을 만큼 진도가 잘 나간다. 이야기의 배경은 1960년대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의 전반 부분, 그러니까 상당..

소설 2022.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