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책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 요나스 요나손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2. 10. 13. 19:31

요나스 요나손 저자(글) · 임호경 번역

열린책들 · 2014년 07월 10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정말 재미있는 옴니버스 소설이다.

독립된 여러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결말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조각조각의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다. 저자의 재치 넘치는 필력에 웃음이 터져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문장 구조가 하나 같이 재치 넘친다. 그리고 작은 이야기로 구분되어 있어 바쁠 때는 끊어서 읽기도 용이하다(책을 읽다 보면 끊어야 할 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단숨에 후루룩 읽게 된다. 분량이 적은 책도 아닌데 페이지;가 줄어드는 속도를 보면 뭔가 아쉬움이 남을 만큼 진도가 잘 나간다. 이야기의 배경은 1960년대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의 전반 부분, 그러니까 상당 부분이 60~90년대 과거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어진다. 그럼에도 시대적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현시대 정서에 맞춰서 이야기를 잘 풀어 나간다. 그러니까 요즘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문화나 상황은 다루지 않는다. 단지 핸드폰이 등장하는 장면이 없고 편지를 써서 교류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시대극 느낌도 없다. 지금 읽어도 아무런 손색없을 만큼 재미가 넘친다.

기본적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어진다. 어떤 소설은 읽다 보면 심각하게 거슬릴 때가 있다. 바로 '시점 오류'때문이다.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해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넘나드는(혹은 그 반대이거나) 어이 없는 책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 작가도 시점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심각한 오류가 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타이트하게 작성하지도 않았다. 다만 이야기 흐름상 또는 표현의 거추장스러움을 제거하기 위해 유연성 있게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길동이는 뭐라 뭐라 말했다'를 '~란다'라고 유연성 있게 표현한다. 저자의 높은 글솜씨를 볼 수 있다. 형식을 깨뜨리는 능력. 그러나 이야기 흐름을 더욱 유연하게 한다. 등장인물들의 머리를 넘나들며 마음속 생각을(때로는 작가의 생각을 덧붙여) 내레이션 한다.

그리고 주된 줄거리는 실제 역사를 반영한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 배경에 양념을 가미하여 재미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김진명의 펙션 소설(펙트+픽션)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김진명 소설보다는 코믹스럽다. 그렇지만 진지하다. 시쳇말로 '블코(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찾고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