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A. 패리스 3

B. A. 패리스의 '테라피스트' - 의심과 복잡성의 틈새

이 책은 심리 스릴러로 비밀과 음모가 얽힌 상황에서 감정적인 혼란이 가중되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앞서 여러 차례 복잡한 심리묘사를 주축으로 한 작품을 엮어낸 바 있다. 앞서 읽은 저자의 책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이 책도 그런 기대를 품고 읽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결론 먼저 말하자면, 이 작가의 최고작은 아니다. 이야기는 '앨리스'라는 여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앨리스가 고급 주택가로 이사를 가면서 시작된다. 그 집은 불과 4개월 전 잔혹한 살인 사건이 있었던 집이라는 사실을 뒤 늦게 알게 되었고 자신도 스토킹을 당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된다. 의혹이 굳어짐에 따라 이웃들도 하나둘씩 수상하게 행동한다. 동거남과의 관계도 미묘하게 멀어지게 된다. 이어 그의 어두..

소설 2023.06.08

B. 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 - 결혼 생활의 이면

이 책은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레이스와 잭이라는 완벽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기에는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둘의 결혼 생활은 어둠과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이자 잭의 아내인 그레이스는 남편의 본성에 저항하고 몸부림친다. 그레이스는 수없이 위기를 빠진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강인한 의지로 일어선다. 또한 놀라운 결단력으로 대담하게 맞서 싸운다. 책을 쥐고 있는 나조차 희열을 느끼며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부부(지인이라는 명칭이 아까운 인간들)도 일종의 쇼윈도우 부부에 가깝다. 낮에는 여 보란 듯 인스타그램에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노출시킨다. 밤이 되면 서로 욕지거리를 교환한다. 때로는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는다. 좀 참은 날은 집안 살림을 부수..

소설 2023.06.03

B. A. 패리스의 '브레이크 다운' - 사라진 기억

식상함이란 무엇일까? 스릴러 소설이라면 무릇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야심한 밤이어야만 한다. 잔혹하게 살해되는 모종의 사건도 필수적 요소이다. 이 책의 시발점이 바로 그런 진부한 설정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전형적이고 진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 같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을 펼치는 순간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족쇄를 차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몰입할 만큼 흥미진진했다. 주인공 캐시는 모친의 병수발을 드느라 3년 전 교사직을 내려놓는다(이 또한 진부하지만). 모친은 44세에 치매 조기 발병으로 평탄하지 못한 여생을 보내고 숨을 거둔다. 유일한 혈육이었던 모친의 죽음 이후에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갔다. 좋든 싫든 평온은 다시 찾아왔고, 다정다감한..

소설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