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레이스와 잭이라는 완벽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기에는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둘의 결혼 생활은 어둠과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이자 잭의 아내인 그레이스는 남편의 본성에 저항하고 몸부림친다.
그레이스는 수없이 위기를 빠진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강인한 의지로 일어선다. 또한 놀라운 결단력으로 대담하게 맞서 싸운다. 책을 쥐고 있는 나조차 희열을 느끼며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부부(지인이라는 명칭이 아까운 인간들)도 일종의 쇼윈도우 부부에 가깝다. 낮에는 여 보란 듯 인스타그램에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노출시킨다. 밤이 되면 서로 욕지거리를 교환한다. 때로는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는다. 좀 참은 날은 집안 살림을 부수기도 하고 부아가 치민 날은 여자의 코뼈를 부수기도 한다. 여자가 남자의 눈을 실명시킬 뻔한 적도 있다(주먹으로 남자 눈을 가격했다고 한다). 어지간히 수습도 안 되겠다 싶지만, 그만한 소란 후에도 '그날 다 풀었다'라는 표현을 쓰며 씻은 듯이 해결된 듯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시 날이 밝으면 각자 가까운 지인에게 달려가 여자는 남자가 습관적으로 팬다고 하소연을 하고 남자는 여자가 애들 앞에서 상스러운 욕을 하며 한판 붙자고 엉겨 붙는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마저 얘깃거리가 고갈되면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비싼 명품도 스스럼없이 사주었는지에 대해 자랑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자신이 조만간 살 예정인 부동산과 자동차에 대해 질리지도 않고 떠든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 자신이 비참해진다. 그들의 총합이 민도 아닌가.
과연 인간이란 무엇일까?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 저자 B. A. 패리스는 타고난 스토리텔러다. 교묘한 반전을 숨겨놓고 철저히 계획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비틀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장면마다 궁금증이 유발하며 몰입하게 한다. 그레이스와 잭의 관계는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회의감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보며 결말에 이르기까지 한 치 앞도 예상하지 못한다. 짜증스러운 이야기가 신비로운 이야기로 탈바꿈해 이어진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마침표를 본 순간에도 흥분은 가라앉지 않는다
긴장감 넘치는 플롯과 몰입감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이 책은 스릴러 팬이라면 당장 읽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참고로 B. A. 패리스는 필명이며 본명은 베르나데트 맥두걸(Bernadette MacDougall)이다.
B. A. 패리스 저 | 이수영 역 | arte(아르테) | 2018년 06월 25일 | 원제 : The Breakdown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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