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68

책 『사라진 여자들』 - 메리 쿠비카

메리 쿠비카.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쓰는 작가다. 「디 아더스 미세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집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다. 나는 뻔한 법의학적인 사실을 늘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반대였다. 여러 명의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어 간다. 주로 없어진 여자들을 찾는 주변인들이다. 형사나 경찰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비중이 없다. 이 책은 정말 치밀하다. 마지막 결말 부분을 읽으면서 비로소 실마리가 풀렸다. 어떤 책은 초반이나 중간 정도 읽었을 때, 반전 코드가 대략적으로 짐작 가능하다. 다만, 책을 읽는 목적이 반전을 찾는 게 전부는 아니기에 어쨌든 완독을 하기도 한다. 결말이 훤하게 보여도 이야기 플롯 자체가 재미있는 경우가 있고 반전이 약하다고 해서..

소설 2022.12.21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손웅정

나는 축구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손흥민 선수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저자는 손흥민의 부친이다. 저자도 프로 축구 선수 출신이다. 좋은 실력을 가졌지만,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스포츠라는 게 약간 그런 측면이 있다. 실력과 흥행력 완전히 비례하지는 않는다. 나는 축구에는 문외한이다. 다만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갖는 스포츠 분야인 복싱과 격투기를 본다면 탑 선수보다 한참 랭킹이 낮은 하위권 선수가 더 많은 파이트머니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방면의 미스터리를 이해하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분야도 존재한다. 어쨌든 표지를 본다면 자신은 비록 은퇴한 선주지만 손흥민을 길러냈다는 반전 스토리를 기대할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아들 이야기도 어느 정도 포함하고는 있다. 그러나 저..

에세이 2022.12.19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김정운 저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21일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합니다!" 저자 김정운 박사가 말한다.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별다른 건강상의 특이점이 없다면 90세는 무난하게 산다. 그 말은 은퇴 후에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인류사에 전무후무한 일이다. 정년 퇴임이나 조기 은퇴를 한 가장이 배우자에게 의존하는 현상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외로워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외로움이란 감정적인 공허함을 말하는 게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는 것. 즉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근 들어서 혼밥 문화가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밥은..

심리학 2022.12.15

책 『나도 이제서야 알았다라는 거예요』 - 제갈건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제갈건 저 | BOOKULOVE | 2022년 05월 18일 이 책은 후배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은 아니었고, 유튜브 채널을 추천했다. "형이랑 똑같은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 후배는 내가 저자를 따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약간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나는 대관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여러 차례 그게 누구냐고 되물어야만 했다. 후배의 말을 종합하자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외모 X 세계관 O) 나는 그게 누군지는 몰라도 어지간히 이해하게 힘든 기벽이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별 싱거운 녀석 다 보는군.'하고 넘겼다. 얼마 후 그 후배의 말이 떠올랐다. 나와 흡사하다는 말을 기억하고 뭐 그..

에세이 2022.12.08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19일 | 원서 : ナミヤ雜貨店の奇蹟 히가시노 게이고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이 책이다. "무슨무슨 상점, 백화점, 구판장…" 최근 서점을 둘러보면 작은 가게 그림이 있는 표지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책이 그 시초 격이다. 무슨 상점 시리즈가 그리도 많은지. 서점을 기웃거리는 내가 다 민망할 지경이다. 속는 셈 치고 진득하게 읽어봐도 5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덮게 된다. 고심해서 쓴 저자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런 책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로 꽤 장기 집권한 책이다. 정확히는 8년이다. 주변인들이 재미있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나는 이상하게 유행을 타는 책은 보기 싫..

소설 2022.12.06

책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관계 에세이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유영만 저 | 나무생각 | 2019년 08월 12일 이 책은 띠지에 적힌 문구에 이끌려 구입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으로 이루어졌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나 자신 이외에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일이다. 다만,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스스로를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큰 도움을 줬다. 저자는 기피 대상 10가지 유형은 소개한다. 이런 사람은 좋은 사람, 저런 사람은 나쁜 사람인 이분법적인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편견이나 선입견이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 저자의 경험적 추정치 정도로 간주할 수 있겠다. 저자는 지식생태학자라고 소개한다. 그게 무슨 직업인가 아리송하다. 구글은 모든 걸 알려준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다..

에세이 2022.12.04

책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 김진명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김진명 저 | 이타북스 | 2022년 07월 28일 시중에 에세이집이 넘쳐난다. 표지가 예뻐서 이 책 저 책 들춰보게 된다. 허황되고 실체 없는 이야기를 남발한다. 작가 자신도 글에 방향을 잃고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주된 키워드는 '힐링, 퇴사, 제주도'로 간추려진다. 샐럽이 책을 내면 서점가를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렇다고 흉이 될 것도 없다. 요즘은 비단 샐럽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독자보다 작가가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책이 넘쳐 나지만, 좋은 책을 고르기는 갈수록 어렵기만 하다. 내가 서가에서 이 책을 집었을 때 착각을 하고 잘못 본 줄 알았다. 김진명의 에세이가 있..

에세이 2022.12.03

책 『죽여 마땅한 사람들』 - 피터 스완슨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역 | 푸른숲 | 2016년 07월 18일 | 원서 : The Kind Worth Killing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뷔작은 이다. 그 영화의 묘미는 배우들이 나누는 수다에 있다. 장면 묘사가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 종전에 범죄 영화들과는 차이점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현란한 액션씬이 빠지고 지나치게 수다스럽다는 게 특징이다. 등장인물들이 어떤 사안을 놓고 시도 때도 없이 이야기를 한다. 피비린내 나는 범죄임에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흥미진진하다. 대사도 정말 재미있다. 배우들의 아주 내밀한 심리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 국내 드라마처럼 대사가 연극적이지도 않다. 마일드한 대사. 그러나 아주 내밀하다. 쿠엔..

소설 2022.12.02

책 『불편한 사실』 - 기후 재앙은 오지 않는다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그레고리 라이트스톤 저/박석순 역 | 어문학사 | 2021년 04월 22일 앨 고어의 을 패러디한 제목이다. 앨 고어는 기후 위기를 강조하는 '정치인'이자 환경운동가로 유명하다. 반면, 이 책을 저술한 저자는 40년 넘게 환경을 연구한 과학자다. 번역자 박석순 교수 또한 40년 이상 환경을 연구한 전문가다. 학위를 취득한 연구 분야는 '강'이다. 서론이 너무 길어질 수 있어 이만 줄여야 하지만, 자칫 이 정도로 설명을 간추렸다가는 저자와 역자가 지나치게 과소평가될 여지가 있다. 그리하여 한 마디만 더 거들자면, 이들의 굵직한 약력만 추려서 나열해도 한 페이지는 거뜬히 채울 수 있는 이른바 '석학'들이다. 도처에서 기후 위기라고 떠들고 있다. 탄소중립을 외치..

과학 2022.12.01

책 『저주토끼』 - 정보라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정보라 저 | 아작 | 2022년 04월 01일 | 원서 : Cursed Bunny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한강의 소설 로 인도했다. 맨 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식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이 상은 뭘까 싶었지만 현장 분위기로 봐서 아주 권위 있는 문학상 틀림없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어쨌든 그 상에 2022년에도 한국인 작가가 후보에 올랐다. 그것도 두 명이었다. 박상영, 정보라 작가다. 정보라 작가는 라는 책으로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다. 저주토끼는 제목이 주는 신비감 때문에 얼른 책을 구해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느껴졌다. 무서워서 그랬던 게 아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딱히 무섭지는 않았다. 되려 유머 코드가 많아서 우스웠다...

소설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