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책 『사라진 여자들』 - 메리 쿠비카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2. 12. 21. 20:07

사라진 여자들
이미지 출처 - 밀리의 서재

 메리 쿠비카.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쓰는 작가다.
 「디 아더스 미세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집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다. 나는 뻔한 법의학적인 사실을 늘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반대였다. 여러 명의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어 간다. 주로 없어진 여자들을 찾는 주변인들이다. 형사나 경찰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비중이 없다.
 이 책은 정말 치밀하다. 마지막 결말 부분을 읽으면서 비로소 실마리가 풀렸다.
 어떤 책은 초반이나 중간 정도 읽었을 때, 반전 코드가 대략적으로 짐작 가능하다. 다만, 책을 읽는 목적이 반전을 찾는 게 전부는 아니기에 어쨌든 완독을 하기도 한다. 결말이 훤하게 보여도 이야기 플롯 자체가 재미있는 경우가 있고 반전이 약하다고 해서 반드시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책의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판세가 여러 번 바뀌었다. 그 또한 얼마나 치밀한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예상했던 결말이 아니라서 좀 반갑기도 했다.

 가족오락관에서 꾸준히 점수를 따던 선두 주자가 막판 뒤집기 게임 한판에 점수가 뒤집히듯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트릭이 완전히 뒤집혀도 매번 속절없이 속아 넘어간다. 나중에 돌이켜 보면 복선도 있었는데 말이다. 아울러, 이 책의 읽는 또 하나의 묘미는 사실적인 표현력에 있다.
 출산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부당함과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부조리를 실제보다 더 실감나게 표현한다. 남자인 내가 다 분할만큼 감정 이입이 된다.
 나는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다.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같은 성격에 가깝다. 그것도 막걸리 마신 할아버지 정도의 전투력을 가졌다.(깐깐한 성격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지어낸 말이니 오해 마시길 바란다. 그러니까 부당한 상황에 여간해서 예,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만약 내가 저 입장이었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될 만큼 어쩔수 없는 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아! 거기서 그러면 안 되지!" 하며 절규를 하고 한다.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말은 넣어두게 된다.
 오랜 세월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뚜렷한 설명 없이 상대방의 결정권을 박탈하는 일은 없어져야 할 폐단이다. 구체적인 줄거리를 언급하지 못함에 에둘러 표현할 수 밖에 없어서 아쉽다.
 부당함을 PC적인 물을 주입하지 않고 전달한다. 그럼에도 충분히 교훈적인 메시지가 전달된다. 이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전혀 모르고 살았을 불편한 이야기. 사회가 더욱 올바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데 일침을 가하는 작가의 작은 외침 아닐까.
 어쨌든, 마른침 꿀꺽 삼켜가며 읽을 만한 소설을 찾는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메리 쿠비카 저/신솔잎 역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05일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