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51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책 리뷰

'왜 일하는가'는 기업가 이나모리 가즈오가 삶과 일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은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금방 완독 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일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인간의 삶에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일과 삶에 대해 독특한 시각을 제시하며 일과 삶의 연결고리를 깊게 조명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에서 신입사원들에게 10년 동안 이 책을 추천했다. 여기서 방점을 두어야 할 곳은 '신입사원'이라는 점이다. 이미 많은 경험을 가진 중견 사원들에게는 식상한 내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중견 사원이 아니더라도 약간의 진취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은 케케묵은 이야기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자기계발 2023.08.17

'최강의 식사' - 데이브 아스프리의 건강한 식사법

데이브 아스프리의 책은 읽을 때마다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이전에 단식에 관한 사실을 재조명하는 책을 읽었을 때의 깨우침이 다시금 느껴진다. 저자는 단순히 건강에 좋은 음식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그 음식이 왜 좋은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그는 자신의 몸에 임상 실험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신체와 정신적 상태를 도움이 되는 식사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의 올바른 조합과 최적화된 섭취 시간, 심지어 음식의 품질까지 세세하게 다룬다. 그의 주장은 일반적인 식사 지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과거에 자신이 소비했던 일상적인 음식들이 생체 리듬과 대뇌 기능을 얼마나 해쳤는지 회고하기도 한다. 내가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지방 섭취에 관한 견해이다. 저자는 질..

건강 2023.08.13

니나 타이숄스의 '지방의 역설' - 지방과 건강에 대한 진실

이 책은 지방을 부정하고 악마화해온 연구들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지방이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한다. 책의 결론부에서 이탈리아 농부처럼 올리브 오일을 사발로 마실 수 없다면 포화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이는 기존의 상식을 부정하는 측면이다.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법도 하지만, 2016년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아무런 반향이나 관심도 얻지 못했다. 학계와 식품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 주장을 유사과학으로 간주하며 무시했다. 저자 니나 타이숄스는 영양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지방에 대한 편견이 형성되는 과정을 다룬다. 요약하자면, '지방은 해롭다'는 일반적인 통념 그 배후에는 곡물 산업의 영향이 높았음을 보..

과학 2023.08.09

스티븐 킹의 단편집 '악몽과 몽상1, 2' - 어둠과 밝음이 공존하는 이야기들의 진수

이 책은 스티븐 킹이 각별히 소중하게 여기는 단편소설을 모아 엮은 단편집이다. 수록된 작품들 대부분이 공포물이다. 그러나 마냥 어두운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2권의 말미에는 자신의 아들이 야구 시합을 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다룬 에세이가 실려있다. 시체 썩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모처럼 스티븐 킹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스티븐 킹의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시다. 그렇다. 정말 '시'가 포함되어 있다. 어찌나 '시'다운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글귀였다. 참고로 스티븐 킹은 메인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을 만큼 시에도 조예가 깊다(대학 시절 시 창작 실습수업을 듣던 여학생 태비와 결혼했다). '내 귀염둥이 조랑말'이도 잔잔하고 감미로운..

소설 2023.06.26

정보라의 '한밤의 시간표' - 숨겨진 비밀을 찾아서

이 책은 저자의 대표작 '저주토끼'와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연작으로 이어지는 단편 소설집이다. 정보라의 필력은 이 책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며, 긴장과 호기심으로 가득 채운다. 각 이야기의 끝에 도달했을 때, '그래서 왜 그렇게 된 거지?'라는 물음이 남는다. 그래도 상관없다. 서사가 허술하다는 느낌도 없다. 기승전결보다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불운한 사람들은 미지의 연구소에 발을 딛고 살아간다. 그녀들과 저주받은 물건들이 연결되어 가면서 점점 어두운 비밀의 베일이 벗겨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긴밀한 플롯과 예상치 못한 전개를 펼쳐, 읽는 내내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저자의 능숙한 서술력은 도시의 희미한 불빛과 오싹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킨..

소설 2023.06.21

B. A. 패리스의 '테라피스트' - 의심과 복잡성의 틈새

이 책은 심리 스릴러로 비밀과 음모가 얽힌 상황에서 감정적인 혼란이 가중되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앞서 여러 차례 복잡한 심리묘사를 주축으로 한 작품을 엮어낸 바 있다. 앞서 읽은 저자의 책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이 책도 그런 기대를 품고 읽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결론 먼저 말하자면, 이 작가의 최고작은 아니다. 이야기는 '앨리스'라는 여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앨리스가 고급 주택가로 이사를 가면서 시작된다. 그 집은 불과 4개월 전 잔혹한 살인 사건이 있었던 집이라는 사실을 뒤 늦게 알게 되었고 자신도 스토킹을 당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된다. 의혹이 굳어짐에 따라 이웃들도 하나둘씩 수상하게 행동한다. 동거남과의 관계도 미묘하게 멀어지게 된다. 이어 그의 어두..

소설 2023.06.08

B. 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 - 결혼 생활의 이면

이 책은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레이스와 잭이라는 완벽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기에는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둘의 결혼 생활은 어둠과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이자 잭의 아내인 그레이스는 남편의 본성에 저항하고 몸부림친다. 그레이스는 수없이 위기를 빠진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강인한 의지로 일어선다. 또한 놀라운 결단력으로 대담하게 맞서 싸운다. 책을 쥐고 있는 나조차 희열을 느끼며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부부(지인이라는 명칭이 아까운 인간들)도 일종의 쇼윈도우 부부에 가깝다. 낮에는 여 보란 듯 인스타그램에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노출시킨다. 밤이 되면 서로 욕지거리를 교환한다. 때로는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는다. 좀 참은 날은 집안 살림을 부수..

소설 2023.06.03

B. A. 패리스의 '브레이크 다운' - 사라진 기억

식상함이란 무엇일까? 스릴러 소설이라면 무릇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야심한 밤이어야만 한다. 잔혹하게 살해되는 모종의 사건도 필수적 요소이다. 이 책의 시발점이 바로 그런 진부한 설정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전형적이고 진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 같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을 펼치는 순간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족쇄를 차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몰입할 만큼 흥미진진했다. 주인공 캐시는 모친의 병수발을 드느라 3년 전 교사직을 내려놓는다(이 또한 진부하지만). 모친은 44세에 치매 조기 발병으로 평탄하지 못한 여생을 보내고 숨을 거둔다. 유일한 혈육이었던 모친의 죽음 이후에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갔다. 좋든 싫든 평온은 다시 찾아왔고, 다정다감한..

소설 2023.05.30

복거일의 자유롭게 한 걸음 - 현대 사회에 대한 깊은 인식과 독보적인 시각

저자 복거일은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이다.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전개된다. 편집부에서 추려낸 사회적 이슈인 불평등, 인권, 성차별, 교육, 노동, 정치 등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문답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그 문제점에 대한 저자의 견해이다. 그의 주장 뒷면에 풍부한 사례와 근거를 제시하여 타당성을 입증한다. 그의 통찰력 있는 분석과 비판적인 시각을 대중들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자는 그의 발언은 시대를 감안한다면 '발칙'하게 들렸을 것이다. 새로운 시각은 항상 '감히 니가 뭔데?'라는 식으로 배척받고 묵살된다. 도처에 영어 유치원이 생기는 것을 본다면 쓴웃음이 지어진다. 훗날 경고했던 일이 실제로 발생..

에세이 2023.05.29

'다이언 애커먼의 감각의 박물학' -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을 탐구하는 아름다운 여정

다이언 애커먼(Diane Ackerman)의 저서 '감각의 박물학'은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 문학적인 표현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흔히 오감이라고 일컫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각과 다양한 감각 체계가 상호 작용하여 하나의 통합된 감각을 형성하는 '공감각'까지 총 여섯 가지의 감각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게 여기는 감각에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저자는 목차를 건너뛰고(종이책은 목차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자책은 없다) 책의 첫 페이지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다. 책에 다루는 여섯 가지 감각인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공감각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을 미학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저자는 과학적인 사실, 역사적인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책 내용에 적절하게 녹여 학술적인 ..

에세이 2023.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