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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늘도 뇌는 거짓말을 한다』 - 착각에 빠진 뇌를 깨우는 메타인지 수업

포만감에 관한 심리 실험이 있다. 두 개의 그릇에 같은 양의 스프가 담겨있다. 그러나 그릇 크기는 다르다. 큰 그릇과 또 하나는 상대적으로 작은 그릇이다. 참가자들은 같은 양의 스프를 먹고도 각기 다른 포만감 수준을 평가했다. 작은 그릇에 담긴 스프를 섭취한 후 더 높은 수준의 포만감을 느꼈다. 시각적 오류가 포만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실험이다(어느 책에서 봤지만, 지금은 출처를 찾을 수 없음). 이렇듯 뇌는 진실에 동조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러한 아이러니를 파해친다. 목차는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인지력에 중점을 두었다. 올바른 판단을 가로막는 인지 편향을 유형별로 소개한다. 대표적으로 '확증 편향'을 꼽을 수 있다. 더불어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도 유행처럼 번진 덕분에 ..

과학 2023.03.31

책 『총알차 타기』 - 스티븐 킹

때는 2000년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은 새로운 도전을 한다. 온라인에서만 구입 가능한 전자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시대를 훌쩍 뛰어넘는 기행이었다. 출판 업자들의 가장 좋은 땔감이었던 스티븐 킹이 전자책을 발행한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출판 시장에 대한 자신의 단상을 남긴다. 출판 업자들도 이제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희소 섞인 말을 남겼다. 이 책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 다 그렇듯 도시 전설 같은 이야기 플롯으로 이어진다. 말하자면, '야밤에 차를 얻어 탔는데 말이야. 글쎄, 그게 귀신이 운전하는 차였더라.' 하나 더. '택시 야간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목적지에 도착한 손님이 지갑을 두고 온 거야. 집에 들어가서 얼른 돈을 가져온다고 하더니,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네? 그래..

소설 2023.03.07

책 『스위치』 - 상대방의 감정을 움직이는 방법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라는 슬로건을 기억하시는가? 이 책은 변화에 관한 방법론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변화시켜 모종 성과를 얻기를 원한다. 가장 흔하게 쓰는 땔감은 의지라는 추상적인 표현이다. 시쳇말로 '헝그리 정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지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헝그리 정신'의 환상은 깨진 지 오래다. 수영의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무차별 반복 훈련은 하지 않는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의 훈련 루틴으로 연습한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근성만 가지고는 이룰 수 있는 한계라는 게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마음에 불씨를 당기는 데에 명확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이성적 마음, 감성적 마음, 환경. 이 세 가지 요소를 핵심으로 꼽는다. ..

자기계발 2023.02.26

책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불의의 사고로 뇌수술을 받고 초능력이 생긴다면? 이 물음을 전제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요 등장인물 두 명은 초능력자로 비추어진다. 그러나 실상은 철저히 계산된 능력이다.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 「레인맨」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니다. 도박사가 아니라 천문학적인 수를 암산으로 계산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일 뿐이다. "10분 후에 비가 올 거예요" 10분 후 예측이 맞아떨어진다. 기후에 관한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대입해서 10분 후에 비가 온다는 결괏값을 도출한 것이다. 겐토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고 천재 신경외과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다. 이후 의식이 돌아오지만 모든 기억을 잃고 만다.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뇌 내부에 얽히고설킨 기억의 연결 고리가 모두 끊어진 상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소설 2023.02.19

책 『눈뜬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4년 전 모든 사람들의 눈이 머는 재앙을 겪는다. 정전만 되어도 울부짖는 시대. 한 순간 모두의 눈이 멀고 만다. 전 인류가 맹인이 되었지만 딱 한 명은 멀쩡히 앞을 볼 수 있었다. 안과 의사의 아내다. 눈이 멀기 시작한 시점. 정부는 맹인들을 역병 환자 취급을 하며 수용소로 가두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차례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채 약자의 탄압에 가담한다. 그 과정에 안과 의사의 아내는 남편을 돌보기 위해 맹인 행세를 하며 동반 입소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 여기까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가 쓴「눈먼 자들의 도시」의 줄거리이다(그래, 맞다. 영화로 나오기도 했다). 오늘 소개할 책 「눈뜬 자들의 도시」는 「눈먼 자들의 도시」의 후속작이다. 「눈먼 ..

소설 2023.02.10

책 『면역에 관하여』 - 자연은 선하다는 통념과 『침묵의 봄』

저자는 출산 과정에 2리터의 피를 바닥으로 쏟아내고 의식을 잃었다. 대부분의 유행병이 근절된 오늘날. 갓난아이에게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과연 옮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가 의식을 잃은 사이에 알 수 없는 사람의 피를 수혈받았고 깨어난 순간 반신반의하던 아기의 백신 접종을 결심하게 된다. 모유 수유를 통한 감염이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면 알지." 백신 음모론자들이 말한다. 정부와 제약 회사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입을 모른다. 그와 비슷한 돈을 둘러싼 책략을 주변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다. 듣고 있자면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실상은 그 반대였다. 저널리스트 에이미 윌리스의 조사에 따르면 백신의 수익성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을 알 수 ..

과학 2023.02.03

책 『세이노의 가르침』 - 지금까지 믿고 있던 상식에 대하여 No라고 말하라

저자는 천억 대 자산가이다. 필명은 세이노. 필명을 사용하는 이유는 IMF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실명으로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다. 이후 가족이 신변위협에 시달리는 문제가 생겼다. 안전을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메이저 신문사에 칼럼을 연재하면서도 필명을 고집하는 이유다. Say No. 아니라고 말하라. - 본문 중에서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예스맨」이 공전의 히트를 치며 세상에 나오고 예스맨이 마치 미덕인양 간주 되었다. "저 사람 예스맨이야." "우와, 진짜? 좋은 분이네." 혹은 "일 잘하는 사람이네." 주변에서 심심찮게 보는 상황이다. 예스맨에게는 거두절미하고 긍정의 꼬리표가 붙는다. 맞는 것을 맞다고 하고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진정한 미덕 아닐까? 시쳇말로 ..

자기계발 2023.02.01

책 『돌로레스 클레이본』 - 스티븐 킹

변두리의 작은 섬마을에서 한평생을 산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22살에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계획에 없던 결혼을 한다. 한순간의 실수는 자신을 평생 고통 속으로 빠뜨린다. 22살 동갑내기의 남편은 철부지에 불과했다. 음주 문제를 쉴 새 없이 일으키고 다녔다. 거기다 걸핏하면 부인을 패기까지 했다.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자신의 부모님 또한 그러한(술 먹고, 때리고 맞는) 일생을 살았다는 것을 되뇌며 마음을 바로 잡곤했다. 남편의 폭력조차 이른바 '가정 바로잡기'라고 미화하며 참고 견디었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건 바로 유희 거리로 자신을 폭행한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남편은 가정이 바로 잡히건 말건 관심 밖이었다. 단지 수틀리면 아내를 패는 게 일상이었을 뿐이었다...

소설 2023.01.29

책 『운동화 신은 뇌』 - 운동을 하면 죽은 뇌도 살아난다

뇌는 딱딱한 도자기라기보다 찰흙놀이용 점토에 가깝다. 역기를 들면 근육이 형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욱 강하고 유연해진다. -본문 중에서 나는 유도 선수 출신이다. 우리 사회 저변에 운동선수는 무식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아니, 했었다. 요즘은 상당 부분 나아졌다는 게 느껴진다. 엘리트 체육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엘리트 체육인 양성은 학업은 배제하고 운동에만 몰빵을 하는 시스템이다. 기초학습은 결여되어 있고 피지컬 능력은 월등이 뛰어난 외형으로 일반인의 정서로는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체육 지도자들은 중학교에서 명문(운동) 고등학교로, 대학교로 진학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 종목에서 도태되었을 때 빚어질 플랜 B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특출 난 기술도 기초..

과학 2023.01.22

책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 오은영 박사의 감정 조절 육아법

우연한 기회로 지방의 어느 한적한 휴양지에 다녀온 적 있다. 산 중턱에 있는 그곳은 저녁이 되면 그야말로 칠흑같이 어둠이 잠식했다. 여차하면 반딧불이가 날아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숙소 밖에는 인공조명이 하나도 없었다. 벌레 우는 소리만 들려오는 겨울밤은 길고 따뜻했다. 무심결에 리모컨을 쥐고 벽걸이 TV를 켰더랬다. 내 평온한 상황과는 반대로 TV 속은 살얼음판이었다. 건장한 교복 청소년이 양친과 대치 상태로 서 있었다. 그 아이는 걸핏하면 무력으로 모친을 제압하는 문제로 솔루션 제공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이었다. 아이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자신은 이른바 '분노조절장애'를 극심하게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엄마에게 무력을 행사하는 것을 반성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고치려 했다. 다만,..

육아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