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책 『스위치』 - 상대방의 감정을 움직이는 방법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3. 2. 26. 00:26

스위치
이미지 출처 - 밀리의 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라는 슬로건을 기억하시는가?

  이 책은 변화에 관한 방법론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변화시켜 모종 성과를 얻기를 원한다. 가장 흔하게 쓰는 땔감은 의지라는 추상적인 표현이다. 시쳇말로 '헝그리 정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지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헝그리 정신'의 환상은 깨진 지 오래다.
 수영의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무차별 반복 훈련은 하지 않는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의 훈련 루틴으로 연습한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근성만 가지고는 이룰 수 있는 한계라는 게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마음에 불씨를 당기는 데에 명확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이성적 마음, 감성적 마음, 환경. 이 세 가지 요소를 핵심으로 꼽는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세 가지의 중요성과 근거를 설명한다. 그러니까, 난제를 해결했던 사례집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코끼리와 기수(경마 등에서 말을 타는 사람)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코끼리는 감성, 기수는 이성을 뜻한다.
  변화를 독려할 수 있는 틀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그런데 왜 틀인가? 책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 그러니까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어떤 상황에도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프레임워크Framework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일종의 견본/양식 같은 셈이다. 잘 만든 엑셀 파일을 추후에 날짜와 숫자만 조금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프레임워크라고 볼 수 있다. 근사한 업무 양식을 구축하는 법이다.

  기수는 계획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코끼리는 감정적인 마음을 담당한다. 때로는 기수나 변화에 저항하기도 한다. 이른바 '사실이지만 쓸모가 없는' 것에 반응하는 것이다. 감정선을 건드리지 못하면 코끼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즉,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안들을 말한다. 사람이나 코끼리나 무조건 "진격 앞으로."라는 구호를 외친다고 돌진하지 않는다. 심형래 감독이 졸작 영화를 쏟아냈어도 공중파에서 울음을 터트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머리로만 이해되는 것을 마음으로도 이해가 되게끔 어필하는 게 기수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은 변화가 발생하는 맥락을 말한다.
  다이어트용으로 제작된 미니 식판이나 새벽에 조깅을 하기 위해 신문 배달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음식을 작은 그릇에 담아 먹으면, 적게 먹고도 포만감을 느끼는 심리 기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환경으로 뇌를 속이는 것이다. 후자도 마찬가지. 피곤하지만 신문 배달을 그르쳐서 생기는 반향을 감당할 수 없다. 반강제적으로 새벽 운동에 성공하는 원리다.

  본문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공 사례도 한번 훑고 지나가자. 베트남에서 아동 영양실조를 개선한 캠페인, 휴스턴 초등학교의 학업 성취도 향상 사례, 병원 의료 사고 감소 등이 프레임워크의 힘을 보여준다. 저자는 각 사례에 적용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책을 엮었다.

  저자는 기수에게 '밝은 점' 찾기를 강조한다. 코리끼에게 말 걸기. 광고 카피와 유사한 구호나 스토리텔링에 대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대표적인 환경파괴업체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것이다. 나무를 베어서 만든 펄프를 원료로 소비재를 제조하는 것은 환경파괴 아닌가. 잘 만든 글귀가 한순간 환경보호 기업으로 둔갑한다. 코끼리를 독려할 때는 이런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겉핥기식으로 방향만 부르짖는 건 아니다. 그 비결도 본문에 담았다. '정체성에 호소하라.'라는 것이다, 부가적으로 '올바른 경로를 형성하라,' '환경을 조정하라.'라는 것도 소개한다. 총 세 가지 핵심 요소에 대한 각각의 요령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용은 꽤 설득력 있다. 허무맹랑한 주장만 있는 게 아니라 명확한 예시로 결합되어 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마저 생긴다.
  끝으로 자신의 삶이나 업무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접목하기 힘든 입장이더라도 마인드 고취 차원에서는 최소한 도움이 플러스 1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칩 히스, 댄 히스 저/안진환 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04월 09일 | 원제 : Switch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참고자료

STICK 스틱! / 칩 히스, 댄 히스 저 / 2009
넛지: 파이널 에디션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저 / 2022
룬샷 / 사피 바칼 저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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