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12

히가시노 게이고의 '희망의 끈' 책 리뷰

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희망의 끈'은 작가 특유의 치밀한 구성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독자를 사로잡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부조리를 예리하게 파헤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게이고의 작품은 항상 흥미진진한 미스터리와 함께 인간 본연의 모습을 깊이 탐구하는 특징이 있다. 이번 작품도 예외 없이 이러한 특성을 잘 살려냈다. 이야기는 도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시작하여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두 가족의 얽히고설킨 과거사가 드러난다. 두 가족의 운명은 실타래처럼 뒤얽히며, 그 속에서 형사 마쓰미야는 고뇌에 빠진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족의 비밀과 복잡한 운명은 독자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희망의 끈'은 등장인물들이 ..

소설 2024.06.03

책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불의의 사고로 뇌수술을 받고 초능력이 생긴다면? 이 물음을 전제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요 등장인물 두 명은 초능력자로 비추어진다. 그러나 실상은 철저히 계산된 능력이다.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 「레인맨」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니다. 도박사가 아니라 천문학적인 수를 암산으로 계산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일 뿐이다. "10분 후에 비가 올 거예요" 10분 후 예측이 맞아떨어진다. 기후에 관한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대입해서 10분 후에 비가 온다는 결괏값을 도출한 것이다. 겐토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고 천재 신경외과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다. 이후 의식이 돌아오지만 모든 기억을 잃고 만다.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뇌 내부에 얽히고설킨 기억의 연결 고리가 모두 끊어진 상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소설 2023.02.19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 추리소설 작가의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에세이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잽싸게 찾아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저자의 스노보드 입문기다. 어린 시절 007의 제임스 본드가 스노보드를 타는 장면을 동경하여 마음에 담에 두고 있다가 불혹이 넘은 나이에 큰마음먹고 시작하게 되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 꿈꾸던 로맨스가 있을 것이다. 나는 피아노가 버킷리스트다. 작년 그러니까, 2022년에 피아노를 배워볼까 싶어 교습소를 알아보기 이르렀다. 그러나 여의치 않아 다시 덮어 두고 훗날을 기약했다. 상황이 허락하는 곳은 지향하는 교육방식이 맞지 않았고, 막상 여기다 싶은 곳은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저자는 스노보드 마니아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은 스노보드 외..

에세이 2023.01.06

책 『사이언스?』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숱하게 읽었지만, 그의 에세이는 이 책이 처음이다. 애당초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 의하면 5권의 에세이를 집필했다고 말한다. 국내에 번역된 것은 이 책을 포함 총 4권이고 절판 도서를 제외하면 3권이 유통되고 있었다. 이 책은 두 종 잡지에 기고한 글을 갈무리하여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연평균 2권을 장편소설을 집필하면서 쉴 틈도 없이 에세이도 기고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나 또한 책을 집필하는 동시에 매거진에 글을 기고해 본 경험이 있어 그 말할 수 없는 압박감을 잘 알고 있다. 뭐 어떻든 책 제목은 「사이언스?」라고 대놓고 과학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띠지에는 과학책이 아님을 익살스럽게 강조한다. 약간의 과학 냄새를 풍..

에세이 2023.01.04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19일 | 원서 : ナミヤ雜貨店の奇蹟 히가시노 게이고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이 책이다. "무슨무슨 상점, 백화점, 구판장…" 최근 서점을 둘러보면 작은 가게 그림이 있는 표지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책이 그 시초 격이다. 무슨 상점 시리즈가 그리도 많은지. 서점을 기웃거리는 내가 다 민망할 지경이다. 속는 셈 치고 진득하게 읽어봐도 5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덮게 된다. 고심해서 쓴 저자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런 책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로 꽤 장기 집권한 책이다. 정확히는 8년이다. 주변인들이 재미있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나는 이상하게 유행을 타는 책은 보기 싫..

소설 2022.12.06

책 『패럴렐 월드 러브 스토리』 - 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김난주 번역 재인 2014년 05월 26일 출간 이 책을 읽다가 문득 매트릭스의 대사가 떠올랐다. "빨간 약 먹을래? 파란 약 먹을래?" 어떤 색상인지 분명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둘 중 하나를 먹으면, 자신이 현실이라고 믿는 가상의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살아간다. 다른 하나를 선택하면 모피어스라는 흑인 배우를 따라가서 컴퓨터들과 싸우는 삶을 살게 된다. 넓은 의미에서 영화 터미네이터의 세계관과 살짝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AI 시스템과 대립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 책의 제목에 있는 '패럴렐 월드'가 무엇인고 하니 평행 우주라는 뜻이다. 그래? 그건 또 월까?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왜 이런 제목을..

소설 2022.10.25

책 『마구』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이혁재 번역 재인 · 2011년 12월 01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이 그렇듯, 이 소설도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로 이어진다. 고등학생 야구선수 유망주와 도자이 전기라는 거대 기업이 대관절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지만, 천재 작가는 그 두 가지 마저 이어 붙였다.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말이다. 먼저 나는 야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놀았던 적은 있지만 성장하면서 야구에 그다지 큰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단체 운동보다는 개인플레이를 하는 스포츠에 더 관심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주제로 하는 이 책은 아주 흥미진진했다. 아예 야구를 몰라도 상관..

소설 2022.10.22

책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최고은 번역 알에이치코리아 · 2020년 11월 30일 출시 요즘 제주도 한 달 살기 챌린지와 유명 여행지 스탬프 찍는 미션이 유행이다. 이에 뒤질 수 없어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을 완독 챌린지를 도전한 적이 있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히가시노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책을 집필한 작가였다(책도 두껍다). 그리고 아직 한국어 번역이 되지 않아 국내 출판이 되지 않는 작품도 수두룩한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꽤 많은 작품을 읽었는데, 그 중에 베스트 10위로 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이다. 제목도 무진장 길어서 이하 '블랙쇼맨'이라고 줄여서 부르겠으니 ..

소설 2022.10.17

책 『동급생』 - 히가시노 게이고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글) · 민경욱 번역 소미미디어 · 2019년 11월 15일 출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데뷔작인 『방과 후』와 비슷한 세계관을 가진 소설이다. 여고생의 아주 내밀한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한다. 유명한 소설가 스티븐 킹 마저도 여학생의 심리 묘사만큼 어려운 것도 없었다고 회고한 글을 읽은 적 있다. 심지어 스티븐 킹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음에도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대표작이 '캐리'라는 소설이다(여고생이 주인공이다). 놀라운 일이다. 어떻든 10대 여학생의 마음을 무슨 수로 알겠냐 싶지만, 이 책은 10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심리 묘사를 한다. 소설가는 정말 대단한 직업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주요..

소설 2022.10.12

책 『기린의 날개』 - 히가시노 게이고

기린의 날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02월 06일 출간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휴먼 드라마에도 일가견이 있다. 기린의 날개는 추리 소설에 휴먼스토리를 가미해 감동과 추리의 재미를 동시에 준다. 동물원의 기린과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이고 스릴러 소설이다. 이야기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그 배경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줄을 잇고 우리의 시간은 삭제된다. 작은 이야기들이 합쳐지면서 중심 줄거리의 결말로 이어진다. 대게 작은 이야기의 조각들이 너무 많으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야기의 플롯이 흐트러지지 않고 탄탄하게 이어진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를 꼽자면 '가족애'와 '양심'이다. 개개인으로 나..

소설 202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