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스티븐 킹의 '로드워크' 한 남자의 끝없는 투쟁 속으로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3. 10. 11. 12:00

로드워크
스티븐 킹
리차드 바크만
로드워크, 스티븐 킹 저


 '로드워크'는 스티븐 킹이 리차드 바크만(Richard Bachman)이라는 가명으로 쓴 소설이다. 한 인간이 사회적으로 격리되며 겪는 심리적 붕괴와 광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바트 도스는 우연한 계기로 가족을 등지고 사회와 멀어진다. 외로움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하고 평범했던 일상이 한순간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주인공이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되며 점차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줄거리는 도로 확장 공사로 철거 명령이 떨어져 집과 직장을 잃게 된 주인공이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는 내용을 그린다. 이사를 가고 새로운 직장으로 정착하면 될 문제이지만, 주인공에게는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인공을 투쟁 과정을 거치며 일상을 포기하고 사회적인 결속마저 끊어낸다.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황폐하게 변한다.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서 사회와 개인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룬다. 도스의 투쟁과 신념을 여러 차원에서 조명한다. 저자는 주인공 도스가 겪는 일생일대의 고통과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을 독자가 체감할 정도로 강렬하게 전달한다. 그와 동시에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 부분은 일본의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다(두 작가의 이야기 결은 전혀 다르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침울하다. 주인공도 한 때는 행복했던 나날도 있었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그의 인생이 가장 어두운 방향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전개된다. 투쟁의 실패로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사회적 관계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관계의 중요성을 다룬다는 면에서 '로드워크'는 스릴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개인과 사회, 변화와 저항, 무모한 광기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 이 소설은 굳건한 인간이 얼마나 손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폭력의 대상에게 얼마나 당당하게 맞서 대항할 수 있는지 묻는 것 같다.

 '로드워크'는 소외된 계층의 절망과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소설로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무정함에 대한 성찰을 준다.



스티븐 킹 저 | 공보경 역 | 황금가지 | 2021년 04월 13일 | Original Book: Roadwork

감동/여운: ★★★★☆
흥미/몰입: ★★★★☆
이해/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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