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백종원 저 | 서울문화사 | 2016년 09월 05일
나는 TV를 즐겨보는 타입은 아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골목식당이다.
장사에 잼병인 패널에게 답답함을 느꼈다. 때로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럼에도 채널을 돌리지 못했다. 서서히 변모해 가는 과정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를 위해서 극적으로 편집된 부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쪽박 식당을 대박 식당으로 돌려 놓는 백종원의 능력. 가히 천재라고 말하고 싶다. 백종원이 TV에 등장한 이후 각종 레시피 덕에 우리 집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질도 달라졌다. 아 참, 우리 집도 과거에 이른바 '밥장사'를 했었다.
방송을 보며 우리가 알고 있었던 노하우를 되짚었다. 간과했던 부분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예능 프로그램이었지만, 나를 성장시켜주었다. 과거에 했던 '밥장사'와 무관하게 말이다.
이 책은 백종원이 방송에서 그토록 설파했던 노하우가 요약 정리 되어있다. 그러니까 장사의 정수를 보여주는 교과서나 다름없는 책이다.
골목 식당의 방송 시점보다는 먼저 출간된 책이다. 다만 조언하는 내용은 방송이나 책이나 일맥상통한다. 백종원의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메뉴판을 간소화해라, 위생은 기본이다, 인내심도 가져라. 그야말로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 방송에서 늘 강조하던 것들이다. 특별한 게 하나도 없지만, 그 기본적인 것을 행하지 않는 식당들이 너무 많다. 도처에 음식점과 카페가 신장개업한다.(요즘은 주춤한 것 같지만) 문 닫는 업장도 그 수와 비등할 것이다.
장사의 흥망성쇠를 청소로 귀결 할 수는 없지만, 위생을 가정하고 설명하겠다. 가게 청소를 하면 쾌적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나. 다만 지금은 귀찮고 피곤하니까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매출 저하는 의욕 저하로 이어진다. 청소를 미루거나 뭔가 나태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백종원은 그 매너리즘을 깨부수어 준다.(매너리즘은 일정한 습관이나 태도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뼈 때리는 독설은 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잔소리도 없다. 알맹이만 요약해서 적혀있다. 책도 얇은 편이다. 그야말로 백종원스럽다. 책조차 실속만 남겨두고 있는 샘이다.
누가 언급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말. '최고의 체육관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비급은 없고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에너지를 얻었다. 나는 직장인이므로 장사 여부와 관계없다. '손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라'라는 대목을 고용주나 클라이언트로 대입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런데 정말 숨겨진 비법 레시피는 있을까? 요즘 유튜브를 찾아 보면 각종 전문점 레시피가 쏟아져 나온다.
바야흐로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다. 음식을 더 맛있게 해줄 어떤 비장의 물질을 찾는 것보다 바닥 청소 한 번 더 하고 손님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게 비법 아닐까?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재난시대 생존법』 - 도심형 재난에서 내 가족 지켜내기 (0) | 2023.01.08 |
---|---|
책 『마시멜로 이야기』 - No pain, No gain (4) | 2022.11.29 |
책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 조던 피터슨 (6) | 2022.11.15 |
책 『미니멀리스트 붓다의 정리법』 - 존재는 소유와 상관이 없다 (7) | 2022.11.03 |
책 『믿습니까? 믿습니다』 - 이상하고 굳건한 미신의 세계 (4) | 2022.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