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책 『애무』 - 만지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2. 11. 11. 00:12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야마구치 하지메 저/김정운 역 | 프로네시스 | 2007년 10월 31일

 

이미지 출처 - 내 폰

 

 

 기묘한 제목에 엉큼한 상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해 마시라.
 제목으로 속단하기에는 너무 훌륭한 책이다.
 이 책은 스킨십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책이다. 스킨십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중점적으로 말해준다.

저자는 일본의 심리학자이고 번역가도 그 유명한 김정운 작가다. 마찬가지로 심리학 박사다. 화가이기도 하다. 그림도 꽤 괜찮다.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게 특징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어쩌고 하며 억지로 폼 잡은 티가 나지 않는다. 글도 마찬가지다. 쉽고 재미있게 쓴다. 부러울 따름이다. 어떻든 이 책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 데이터가 주를 이룬다. 주장도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따뜻한 손길을 받지 못하고 성장했을 때, 발생하는 폐해는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도처에 널린 분노와 적개심.

 김정운 작가는 모든 인간이 스킨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킨십이라고 해서 연인들의 전유물일 수가 없다.

 어린 시절 엄마가 안아주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얼마나 심리적 안정이 느껴지나. 피부는 뇌와 직결되어 있다. 촉감, 온도 뇌의 여러 감각을 활성화시킨다. '엄마 손은 약손'하고 아픈 부위를 쓰다듬었을 때 통증이 무덤덤해지는 것은 플라세보 효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현대사회로 접어들며 모든 게 디지털화 되었다. 비대면 수업, 비대면 회의, 재택근무. 또한 각종 구설수 덕택에 접촉이 철저히 금지되고 있는 추세다. 뭐 필요 이상으로 살을 맞대고 살아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다만 과학적 데이터가 촉각이 정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많다는 것이다. 이불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쉽다. 잘 때 덮는 이불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의 불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무데서나 잘 자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사람마저도 이불이 포근하면 안락하게 더더욱 수면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스킨쉽 예찬론만 주야장천 늘어놓는 건 아니다. 자녀를 어떻게 만져주어야 정서적으로 건강해지는지도 알려준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머리카락을 만지면 사랑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리고 포옹은 마음을 하나로 만든다고 한다. 그러니까 만지는 것에도 지도가 있다.
 포악한 인간들의 적개심의 원천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을 집필한 두 박사님들은 말한다.
 "우리가 살기 힘든 것은 만지고 만져지고 싶은 바로 그 근본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