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책 『전자파 환경성 질환과 예방법』 - 무선통신시대의 건강 안내서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2. 11. 5. 00:12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니콜라스 피놀트 저/박석순 역 | 어문학사
 2019년 05월 30일 | 원서 : The Non-Tinfoil Guide to EMFs

 

이미지 출처 - 내 폰

 

 

 1964년 미국 공중위생국에서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인정하기 전까지 흡연은 인체에 유익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미국의사협회와 미국질병통제센터에서 흡연을 권장하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한때 박테리아라고 하면 모두 해로운 것이라고 간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유익균을 값을 치르고 사 먹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는 전자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정확히는 전자기장(Eelectromagnetic field) 이른바 EMF이지만, 설명이 거추장스러워지는 걸 방지하는 차원에서 편하게 '전자파'라고 뭉뚱그려 표현하겠다.
 전자파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병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사선 검사는 노출에 앞서 임신 여부를 반드시 체크한다. 방사선도 전자파의 한 일종이다.
 그 외에도 전자파는 자연계 어디에나 존재한다.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을 포함한 모든 전기적 신호 현상을 의미한다.
 사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영역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책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전자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책 서두에 전자파의 '위험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피하겠다고 서술한다. 혼란을 조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인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표현한다. 전자파를 몇십 년씩 받아본 사람도 없기에 이것이 진리다. 받아들이거라 식의 불편한 강요는 없다.
 다만, 곤충이 전자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와 같은 실험,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화두만 던져 줄 뿐 모든 결정과 선택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둔다.
 책 초반부 전자기장의 개요를 설명하는 부분은 전자공학 기초 전공 책으로 사용해도 손색없을 만큼 쉽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전자파와 가정용 220V 콘센트에 흐르는 전자파가 어떻게 다른지 짚고 넘어간다. 경우에 따라서 재미있을 수도 있는 내용이다.
 '전자파를 많이 받으면 00병에 걸린다' 같은 도시 괴담은 없다. 그렇지만 알아두면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사례를 담고 있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 아니다 이롭다. 같은 서로 상충된 연구 결과가 끝없이 나오고 있다. 뭐가 됐든 지나치면 해로울 것 같기는 한데 이롭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오는 걸 보면 거대 자본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돈이 있는 쪽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전자파든 커피든 담배든 아니, 그 무엇이든 해롭다는 쪽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연구비 펀딩이 순탄할 것 같지가 않다.
 자, 결론만 말하자면 이 책은 쉽고 경제적인 전자파 보호법를 알려 준다.

 

사용하지 않는 핸드폰, 태블릿은 최소 30cm 정도 거리를 두자.
비행모드나 블루투스 기능을 꺼놓는 것도 도움된다.
특별히 고속 인터넷 사용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 3G 모드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가급적 유선을 사용하자.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자.
취침 전에는 와이파이를 끄자.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

 

 자기 전 와이파이 라우터를 끄고 자면, 다음날 매우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건강한 삶으로 나를 인도해 준 저자께 꾸벅 인사를 보낸다.

 역자 서문에 박석순 교수께서 말하길 <전자파 침묵의 봄>을 번역하고 전자파 관련 해외 문헌을 조사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단다. 그리고 '유레카'를 외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