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에릭 캔델 저/이한음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7월 01일 | 원제 : The Disordered Mind
나는 이 책을 띠지에 적혀있는 문구에 이끌려 구입하게 되었다.
'우울증, 조현병 불안장애가 드러내는 기억, 행동, 창의성의 비밀'
정확히는 창의성의 비밀을 알고 싶어 구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창의성의 열쇠는 '세 가지'다.
첫째, 뇌가소성.
뇌 가소성을 쉽게 설명하자면 뇌의 다른 영역이 연결되어 본래의 기능을 강화시키거나 보완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중풍환자가 영구적인 뇌 손상으로 오른팔을 쓸 수 없게 되었다고 치자. 꾸준한 재활치료를 하면 오른팔 운동기능을 담당한 뇌 기능은 상실되었지만, 그 주변에 있는 뇌 조직이 운동기능을 이어받는 것을 뜻한다. 나는 지인이 뇌경색으로 언어기능을 상실했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말을 하는 것을 경우를 본 적 있다. 2년간의 피나는 재활 끝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모든 게 뇌 가소성 때문이다.
미술, 물리, 화학 제각기 다른 영역이 연결되어 창의성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둘째, 지식의 축적.
뇌가소성을 창의성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식의 축적을 선행해야 한다. 전혀 다른 분야의 지식이 뇌 가소성으로 새롭게 재결합이 되기 위함이다.
셋째, 반복.
피아니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외운 음악을 연주할 때 뇌에서 특별히 리스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뇌에 여유가 생긴다. 피아노를 익숙하게 연주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지어낼 틈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가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다니던 시절은 운전만 하기에도 버겁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노련한 운전자가 되었을 때 어떤가? 운전은 자동으로 된다. 노래도 부르고 핸즈프리로 통화도 하고 때로는 물도 마신다. 운전을 하는 행위 자체로 뇌의 리소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에 따라 우리는 그 귀중한 뇌의 여유 공간을 다른 무언가를 재조합할 때 쓸 수 있는 것이다. 운전 중이나 산책을 하고 있을 때 생각지도 못한 발상이 떠오르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더 이상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의식으로 머릿속을 채우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 질만큼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작가라면 글이 될 수도 있고, 뮤지션은 음악, 운동선수는 운동이 될 수 있다.
학습의 축적과 반복 훈련, 그리고 약간의 무의식의 시간을(사색 정도) 가진다면 뇌가소성이 새로운 연상을 생성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뇌 과학에 평생을 바친 과학자다. 번역가도 서울대 출신 과학자다. 그리고 예술가이기도 하다.
역자가 왜 이 책을 옮겼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역자 서문도 한 줄 없는 것을 보면 실제 인품도 겸손 그 자체로 아주 샤이한 성품일 것 같다.
뇌 기능과 상호작용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이해가 쉽고 아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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