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책 『지능의 역설』 - 우리가 몰랐던 지능의 사생활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2. 10. 23. 12:24

가나자와 사토시 저자(글) · 김준 번역
데이원 · 2020년 05월 08일 출시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이미지 출처 - 내 폰

 

 이 책을 읽고 자괴감이 들었다.
 지능의 범주와 지능지수에 따른 작업 능력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안심해도 된다. 저자는 지능이 높다고 능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표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을 지적한다. 너무 높아도 섞이기 힘들다. 그러니까 지능을 둘러싼 오해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영어 문화권에서 언어 발달이 되는 뇌 영역과 한문 문화권에서 발달되는 뇌 영역은 같을 수가 없다. 뇌는 한문을 그림처럼 인식한다는 것이다. 천편일률화 된 지능 검사를 서로 다른 문화권이나 학습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같은 잣대로 삼고 검사를 한다면 분별력이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시점에 그나마 정확한 분석이 가능한 IQ 테스트는 레이븐스 매트릭스 테스트라고 주장한다(멘사에서 택한 방식이다). 지문은 없고 다음에 이어질 도형을 추론하는 방식이다(아래 예시가 있다).

이미지 출처 - 내 그림판

 

 사실 이 방법도 도형에 익숙하지 못한 나라에서 적용하면 낮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의무 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도형을 가지고 노는 법을 배웠고 눈에 친숙하기도 하다. 평가의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관점이 다를 뿐 지능의 가려내는 기준은 정말 어렵다. 그냥 저런 방식으로 합의를 봤을 뿐이다.
 그리고 지능 관련 오해로 끊임 없이 따라다니는 주장으로 음악 지능, 사회 지능, 예술 지능, 운동 지능 등이 각각 존재하고 사람마다 다른 특화된 무언가가 있다는 의견이다. 저자는 이 부분도 어느 정도는 신뢰하기도 하고 아니라는 근거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예술이든 운동이든 모든 것이 논리화에서 발현한다는 주장이다. 손흥민의 우수한 축구 플레이가 체력이 월등하게 좋아서 일까?

 일정 부분 그렇기도 하겠다. 다만 경기를 운영을 하며 상대 선수가 공을 드리블하여 돌진할 때, 미리 경로를 읽을 수 있다면 말은 달라진다. 저쪽은 수비수가 벌써 막고 있고, 여기는 내가 있고 '저어기에'는 다른 공격수가 있다고 치자.

 공을 가진 선수는 '저어기에' 있는 공격수는 수비가 약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쪽 방면으로 달려갈 것이다. 아주 영리한 손흥민 선수는 그것을 읽어내고 맹목적으로 그 선수 뒤를 쫓는 짓은 하지 않는다.

 미리 공격수가 방어하지 못할 것을 파악하고 차선책으로 돌입할 것이다. 결국 모든 분야에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일명 EQ라고 하는 감성 지수도 마찬가지이다. 논리적 사고가 따라야 상대에 대한 공감도 가능하다.
 그러면 지능이 낮은 나 같은 사람들은 어떻하나? 저자는 그 점에 대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지속적인 학습만이 지능을 올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임계점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도 빼먹지 않고 강조한다.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자면, 타고난 지능은 그릇이다. 그리고 학습은(교육) 물이다.
 타고나게 큰 그릇을 가지고 태어나더라도, 그 속에 담긴 물이 적다면 실력 발휘가 어렵다.
 그러나 작은 그릇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속에 넘칠 만큼 물을 담는다면 타고남을 꺾을 수 있다(그릇 크기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지만, 지능의 빈부격차는 그렇게 크지 않다. 종이 한 장 차이일 뿐). 결국 학습이 답이다. 너무 작다면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이 책에서 그 방법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물은 증발한다.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건조한 기후 덕에 더 빨리 증발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배움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 책은 지루하게 지능 예찬론만 늘어 놓지 않는다. 지능에 관련된 재미있는 통계들도 대거 포함하고 있다.
읽어 볼만 한 내용이 많은 관계로 심심한 분들께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