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1 저주의 만파식적, 플레이어 2 광기의 하멜른
류호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07월 31일 출간
정보/지식 : ★★★☆☆
재미/감동 : ★★★★★
도서관에서 우연히 얻은 수확이다.
도서관에서 유난히 낡은 책을 눈여겨 보는 편이다(유명 작가의 저서는 항상 너덜너덜하다).
사용감이 많은 책은 실패 확률이 낮다. 그런대로 재미있는 책이 걸릴 확률이 높다.
베스트셀러가 많기도 하고, 어쩌다 잘못 걸려도 돈을 내지는 않으니까 밑져야 본전이다.
플레이어가 그런 케이스다. 이름 모를 작가의 절판도서(2권은 아직 판매중이더라).
음악, 그러니까 넓은 의미에서 '주파수'가 뇌로 들어가면 음악으로 판단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소음으로 판단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음악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능력이 있고 비트 있는 힙합을 들으면 우쭐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모두 음악이라는 주파수가 뇌에서 작용하는 상호작용이다.
저자는 상상한다. 군대에서 특정 주파수를 개발해 사람을 더욱 강하게 훈련할 수 있을까?(어쩌면 실제 상황일지도 모를)
아드레날린, 도파민,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내분비 물질을 촉진시켜 전투형 인간으로 양성하는데 성공했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뻗어 나간다.
국가적 프로젝트에 우연한 계기로 일반인이 휘말려 들게 된다.
자신의 생명이 걸린 비밀을 추리해 나가는데 재미가 아주 솔솔하다.
참신한 주제에 작가의 글 솜씨가 한몫 보탠다.
이야기는 질질 끌꺼나 답답함 없이 진행된다. 그리고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그럼에도 책을 아껴보고 싶어진다. 책장이 빨리 넘어가는 게 아깝게 느껴진다(흥미진진).
예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를 읽은 적 있다. 그 책도 소름끼치게 재미있었다.
어느 과학자가 뇌의 쾌락을 담당하는 포인트를 컨트롤하는 장치를 개발해낸다.
쾌락과 동기부여의 상관 관계를 이용하여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조련한다는 참신한 발상의 소설이다.
뇌가 공상과학 소설이라면 '플레이어'는 현실판 논픽션 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글임에도 현장감이 느껴진다.
한국이라는 배경이 편안하게 느껴지는걸까. 그리고 이미 출판된지 오래 된 소설이지만 올드한 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그 시절 '보온병'이라고 불렀던 물건을 저자는 텀블러라고 적었다.
지금이야 물보다 자주 마시는 음료지만, 당시는 흔하지 않았던 아메리카노가 자주 등장한다.
책과 같은 시기에 시청률 1위인 인기 드라마에서 나온 씬이 생각난다. 도도한 여배우가 커피숍에서 주문을 한다.
"저는 헤즐넛이요."
이런 디테일을 보면서 시대를 앞서나가는 작가의 선견지명이 놀라울 따름이다.
2권으로 구성되어있고 책도 두껍다.
하지만 책 장을 넘기면 족히 4시간이은 '순삭'된다.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한 여자』 -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 (0) | 2022.10.11 |
---|---|
책 『제3의 시나리오』 - 김진명 (0) | 2022.10.09 |
책 『기린의 날개』 - 히가시노 게이고 (0) | 2022.10.08 |
책 『새벽 거리에서』 - 히가시노 게이고 (0) | 2022.10.07 |
책 『편지』 - 히가시노 게이고 (7) | 2022.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