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스티븐 킹의 '나중에', 귀신과 대화하는 소년

코페르니의 책 리뷰 2024. 7. 22. 10:56

스티븐 킹
나중에
스티븐 킹 저, 나중에


 
나중에
세계적인 이야기꾼 스티븐 킹의 신작 장편소설 『나중에』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죽은 직후의 모습으로 나타난 유령과 대화할 수 있는 소년 제이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치유와 성장의 미스터리 소설로서,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페이퍼백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스티븐 킹의 진정한 귀환을 알린 작품이다. 스티븐 킹의 전매특허인 밀도 높은 구성과 흡인력 있는 전개, 강렬한 캐릭터는 물론이고 금융위기, 마약, 테러, 동성애, 근친, 폰지 사기 등 현대 미국 사회가 안은 민감한 소재까지 자연스럽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사춘기 소년의 복잡하면서도 예민한 심리를 짧고 명료하게 잘 그려내어 성장 소설의 골격을 훌륭히 갖추는 한편, 어느덧 70을 넘어선 노작가 스티븐 킹의 죽음과 삶에 관한 관조가 뚜렷하게 담겨 있어 장르적 쾌감 이상의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나중에』에는 스티븐 킹의 대표작이자 ‘삐에로’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공포소설 『그것』과 연결된 세계관을 담고 있어, 스티븐 킹의 열성 팬들에게도 큰 지지를 받았으며, 제이슨 블룸 제작,루시 리우 주연의 TV 드라마로 제작 준비 중이기도 하다. “스티븐 킹의 어느 작품보다도 깔끔하고 직설적이며 자극적이다. 범죄 중심의 추진력 있는 전개와 독자의 숨을 멎게만드는 대사들……. 여러분은 일류 이야기꾼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 《워싱턴 포스트》 재미있고도 읽기 쉬운 이야기에 스티븐 킹을 당당히 문학계의 전설로 만든 화려한 스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 - 《AARP》 스티븐 킹의 고전적 작품이 팬들을 찾아왔다. 짜릿한 추리소설. - 《AP통신》
저자
스티븐 킹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22.11.09

 

스티븐 킹의 소설 '나중에'는 한 소년의 특별한 능력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주인공 제이미는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제이미는 귀신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어릴 적부터 이 능력을 갖고 있었고 여러 망자들과 소통을 경험하게 된다(아주 어릴 때는 몰랐으나 자신만의 능력인 것을 차차 깨닫게 된다).

얼핏 나이트 M. 샤말란 감독의 영화 '식스센스'를 떠올리기 쉽다. 아이가 귀신을 본다는 설정만 동일할 뿐, 두 작품 사이의 교차점은 거의 없으니 안심하고 읽어도 좋다. 오히려 책에서 그 영화를 언급하는 일도 있다(걔랑 자기는 다르다며). 아울러, 스티븐 킹의 소설이 다 그렇듯 기승전결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문장 자체가 재미있어 혹여나 스포일러를 당했더라도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다.

주인공 제이미는 출생 자체가 미스터리이다. 그의 어머니는 레즈비언. 아버지를 본 적이 없고 그 누구도 아버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그러나 구천을 떠도는 귀신은 본다. 제이미의 어머니는 성공한 출판 에이전트로 등단제가 지배적인 한국에서는 생소한 직업이다. 작가와 출판사 사이의 중개 역할을 하며 작가에게는 필수적인 파트너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제가 대공황 상태에 빠지자 제이미의 집안도 큰 타격을 입는다. 어머니가 오빠의 꼬드김에 넘어가 잘못된 투자로 전 재산을 잃게 된 것이다.

그러나 회생할 가능성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녀의 작가 크루에 스티븐 킹을 연상시키는 인기 작가가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작가는 신작 발표를 너무 늦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작가가 신작 발표를 앞두고 돌연사하게 된다. 제이미가 귀신을 본다는 말만 해도 혼쭐을 내던 어머니는 제이미가 학교를 마치자마자 낚아채 작가의 저택으로 달려간다. 그녀는 작가의 혼령을 만나 신작 원고를 대신 받아쓰기 하라고 제이미에게 시킨다(소설의 설정에 따르면 산자가 물어보면 망자는 무조건 진실을 대답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꼼수를 부려 유작을 발표하고 기울었던 가세가 원상 복귀된다.

비슷한 사례의 소소한 일들이 이어지고, 대부분 따사로운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어느 날, 어머니의 여자친구인 형사가 주인공을 납치하듯 데려간 곳은 예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어둠의 조직 두목이 숨을 거두었는데 숨겨둔 돈과 약을 찾기 위해 제이미의 능력을 이용하려 했다. 어머니와 형사는 오래전에 헤어진 사이었는데 몇 년 만에 다시 만났을 때 형사는 공직에서 물러나 있었으며 약물 중독으로 몰라보게 망가진 상태였다. 경찰 현직이 있을 때 자신이 뒤를 봐주던 조직의 두목이 죽자 은닉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제이미를 부른 것이다. 그러나 망자에게서 들은 진실은 자신을 죽인 사람이 형사라는 것이었다.

제이미가 개입된 사건은 꼬이고 꼬여 수습이 어려워진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도 있다.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의 장편 소설 치고는 분량이 짧은 축에 속한다. 그리고 비교적 최신작이라 전화기를 돌려 전화국의 교환에게 통화를 거는 장면 같은 괴리감이 전혀 없다. 전화를 해야 할 장면에서는 아이폰을 꺼내든다.

이 책은 주인공 제이미의 특별한 능력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로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스티븐 킹 특유의 문체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겪는 갈등과 성장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나중에'는 죽은 자와의 대화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스티븐 킹 저 | 진서희 역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10일 | 원제 : LATER

감동/여운: ★★★★★
흥미/몰입: ★★★★★
이해/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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